문학과감성

할머니의 옛집

삶 사진 2008. 8. 1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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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옛집


오래된 옛집을 그대로 놔두고 바로 옆자리로 새 집을 지어 이사를 했습니다.


새 집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집주인 할머니는 그러나 멀리 가지 않았기 때문에 옛집에 담긴 지난 추억들을 언제든지 더듬어볼 수 있습니다. 그 옛집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으면, 옛 기억들이 고스란히 배어나온답니다.


칠 남매를 키워내며 남편과 희로애락의 세월을 보냈던 그 집 안에는, 김장김치를 담그고 힘든 빨래를 하고 밥을 짓고, 온 가족이 밥상에 둘러앉아 아침저녁으로 식사를 함께하고 잠자리에 들었던 그 옛모습들이 할머니의 기억보다 더 선명하게 살아 있답니다. 

할머니는 자신의 추억들이 꽤 늙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지난 흔적들이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옛집을 항상 곁에 두고 상실의 아픔을 견뎌내고 있답니다.


주인 할머니는 볼품없이 허물어져가는 옛집을 수리할 수도, 새로 복원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소중한 과거들을 모두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마음이 한 조각, 한 조각 떨어져나가는 아픔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며느리가 이제 냄새나고 흉물스럽다며 옛집을 허물자고 하면, 할머니는 웃음을 지으며 “내 죽으면, 그때 허물라무나!”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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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서출판 문학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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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황우님. 블로그에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보면서 지난 주에 시골집에 다녀온게 생각이 납니다. 시골에는 오래된 집이 있습니다. 보수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대로 두어야 하는 상황이네요.

  2. 아 그렇군요. 고민이 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