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어느 시골 고향집입니다. 집 뒤로는 겨울 찬바람을 막아주는 야트막한 동산이 정겹게 있습니다. 그 앞으로는 푸른 벼가 자라는 작은 논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논둑에는 콩잎들.....
어느 죄인의 바이올린 창살 너머로 나뭇가지가 휘이잉 겨울바람이, 휘이잉 휘이잉 한다 교도소 겨울을 부른다 그 겨울도 감옥에 대고 그를 부른다 자아내진 찬 고독이, 일순 찌리릭.....
겨울 낙엽 늦가을인지, 초겨울인지 가늠할 수 없는 어느날, 태양빛이 그의 얼굴을 싸악 감싼다 낙엽을 빼앗은 보도블록 인도는 아삭 바삭, 아삭 바삭 소리를 낸다 그의 가을을 빼앗.....
느티나무와 할머니 한여름, 커다란 느티나무가 보이고 그 앞으로 밀짚모자를 쓴 할머니가 밭에서 김을 매고 있습니다. 밭에는 옥수수와 고추, 들깨와 콩이 자라고 있습니다. 무더위에.....
어둠 속 독거노인 낡고 허름한 집이 있습니다. 앞마당엔 옥수수와 들깨가 심어져 있습니다. 주방용 엘피지 가스통 두 개가 시멘트 벽돌로 지어진 집 귀퉁이에 오롯이 세워져 있습니.....
낮과 밤 사이 아침에 일어나 그는 부엌 쪽 창문을 열고, 뒷산의 단풍을 멍하니 바라보고, 청량한 공기를 마신다 그러면 칫솔질과 면도질과 세수질을 할 이유가 생긴다 아침 공기는.....
배나무집 하얀 손수건 배나무집이 올해에도 수확을 마쳤습니다. 개 두 마리만이 흰 지붕 배나무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배 덮개 흰종이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배나무가 보입니다. 멀.....
가을밤 향기 검푸른 가을밤 하늘 아래 고층 아파트가 뒷산 높이만큼 올라 있다. 그 아래에 올망졸망 빌라들과 다세대주택들이 있다. 뼈관절을 간질이는 가을밤 공기 속에 한 가장의.....
세월만 늙었구나! 어느새 머리가 늙었구나! 어느새 세월도 늙었구나 어느새 남자도 그대로인데, 그 여자도 그대로인데, 정말 깜빡, 세월만 늙었구나 거기, 살았던 집에 거기, 사람.....
아빠의 청춘 아빠는 백일이 지난 아이를 두고 중동 모래 사막에 빌딩을 지으러 갔다 아이는 아빠가 짓는 건물이 쑥쑥 올라가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고 아빠는 아이가 쑥쑥 자라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건물을 다..
세월만 늙었구나! 어느새 머리가 늙었구나! 어느새 세월도 늙었구나 어느새 남자도 그대로인데, 그 여자도 그대로인데, 정말 깜빡, 세월만 늙었구나 거기, 살았던 집에 거기, 사람들이 오갔던 마을에 거기, 다녔던 학교에 세월도 늙..
어느 죄인의 바이올린 창살 너머로 나뭇가지가 휘이잉... 겨울바람이, 휘이잉 휘이잉 부른다 교도소 겨울을 부른다 감옥에 입술을 대고 그를 부른다 자아내진 찬 고독이, 일순 찌리릭 흐른다 그를 얼리는 차가운 절망과 무서운 고독이..
시골 할아버지의 동물의 집 어느 시골의 겨울날, 집 한 채와 나무 한 그루가 보입니다. 잎이 모두 떨어져내린 나무 밑에는 폭신한 의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습니다. 빈 까치집도 보입니다. 건초를 실은 경운기 짐칸도 보입니..
겨울 낙엽 늦가을인지, 초겨울인지 가늠할 수 없는 어느날, 태양빛이 그의 얼굴을 싸악 감싼다 낙엽을 빼앗은 보도블록 인도는 아삭 바삭, 아삭 바삭 소리를 낸다 그의 가을을 빼앗은 인도는 또 아삭 바삭, 아삭 바삭 신음소리를 낸..
낮과 밤 사이 아침에 일어나 그는 부엌 쪽 창문을 열고, 뒷산의 단풍을 멍하니 바라보고, 청량한 공기를 마신다 그러면 칫솔질과 면도질과 세수질을 할 이유가 생긴다 아침 공기는 눈과 가슴을 뚫는다 그 속으로 식구들의 냄새가 스며..
가을밤 향기 검푸른 가을밤 하늘 아래 고층 아파트가 뒷산 높이만큼 올라 있다. 그 아래에 올망졸망 빌라들과 다세대주택들이 있다. 뼈관절을 간질이는 가을밤 공기 속에 한 가장의 냄새와 한 주부의 냄새와 어린아이들의 냄새가 난다...
당신의 버려진 승용차 뼈대만 남은 승용차가 산속에 버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항상 다양한 나무와 잡풀과 곤충, 날짐승과 들짐승과 맑은 공기, 청명한 하늘이 함께하는 푸른 산입니다. 이 폐차는 점점 썩어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맛있다, 바다야! 맛있다, 바다야! 네가 정말 맛있다 네 몸속엔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는 거니? 고래도 있고 상어도 있고 꽁치도 있고 낙지도 있고 새우도 있고 짭짜롬한 바람도 있고 바다야! 나를 낳은 바다야, 너는 누가 낳았니..
배나무집 하얀 손수건 배나무집이 올해에도 수확을 마쳤습니다. 개 두 마리만이 흰 지붕 배나무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배 덮개 흰종이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배나무가 보입니다. 멀리서 보면 벌써 함박눈이 내린 모습처럼 보입니다...
마지막 고향집 아주 오래된 집이 보입니다. 하얀 개의 집도 딸려 있습니다. 마치 자식들 방처럼 개집이 큽니다. 개만이 살고 있는 것처럼 적막합니다. 대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집 벽에는 금이 가고 지붕은 너무 낡아 있습니다...
당신의 모기 방 당신의 방 안은 사계절 내내 따뜻합니다 모기는 나비처럼 당신을 찾아옵니다 그 순간 당신은 꽃이 됩니다 당신의 방 안엔 사계절 내내 모기가 살아 있습니다 모기는 당신의 피를 사계절 내내 빨아먹습니다 그러나 모기..
느티나무와 할머니 한여름, 커다란 느티나무가 보이고 그 앞으로 밀짚모자를 쓴 할머니가 밭에서 김을 매고 있습니다. 밭에는 옥수수와 고추, 들깨와 콩이 자라고 있습니다. 무더위에도 할머니는 묵묵히 잡풀을 뽑고 있습니다. 빨갛게..
산이란 산이란 오르고 내리는 것이 아니요, 가슴속에 넣었다 내놓는 것이라오 산이란 정복하기 위해 오르는 것이 아니요, 보듬고 만끽하려 찾아가는 것이라오 우리의 마음을 전하러 가는 곳이 산이요, 산의 마음을 받으로 찾아가는 곳이..
김장배추 뽑는 할아버지 어느 초겨울, 한 할아버지가 텃밭에 심어놓은 배추를 수확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배추를 리어카에 싣고 있습니다. 싱싱한 배추 냄새를 맡으면 어느새 도시로 떠난 자식들이 그리워집니다. 주변이 온통 회갈색..
어둠 속 독거노인 낡고 허름한 집이 있습니다. 앞마당엔 옥수수와 들깨가 심어져 있습니다. 주방용 엘피지 가스통 두 개가 시멘트 벽돌로 지어진 집 귀퉁이에 오롯이 세워져 있습니다. 창문 전체가 나무판자로 굳게 닫혀 있습니다...
농부의 밭 농부는 하늘에 밭을 일궜다. 농부는 땅에 밭을 일궜다. 농부는 아내의 몸속에 밭을 일궜다. 농부는 자식들의 가슴속에 밭을 일궜다. 땅밭에 구슬땀을 흘리면 하늘밭에 마늘이며 고추며 가지며 배추며 무우가 쑤욱쑤욱 자랐다..
녹슨 대문 대문이 심하게 녹슬어 있습니다. 아무도 살고 있지 않는 집입니다. 오래된 대문 너머 정원 안에서는 나무와 잡풀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우편함도 심하게 녹슬어 있습니다. 이 집의 소식들은 모두 뚝 끊겼습니다. 집 안에서..
창문만큼 방 안에 가만 앉아 있으니, 파란 하늘과 흰구름이 창문만큼 지나가고 지나간다 창문 만큼 햇빛이 지나고 창문만큼 그대도 지난다 방 안에 가만 앉아 있으니, 변함없이 파란 하늘과 흰구름이 또 창문만큼 지난다 하늘에서 보낸..
읍내를 찾은 두 할아버지 인도 위에 두 할아버지가 앉아 있습니다. 머리가 허연 두 분은 거리를 오가는 행인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뒷모습에서 쓸쓸함이 묻어납니다. 큰 가로수 사이에 앉아 있는 두 할아버지는, 오늘 ‘노인의 날’..
주인을 기다리는 애완견 이 녀석은 낯선 사람들을 보면 도망갔다 다시 이곳을 찾아옵니다. 매일 이 길을 오가는 일이 이 녀석의 하루 일과입니다. 이곳은 서울에서 강화도로 향하는 도로이며 주말이면 자동차의 통행이 잦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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