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감성

농부의 대문

삶 사진 2008. 8. 10. 18:43

사용자 삽입 이미지
농부의 대문



기와집 나무대문입니다.

농사철이라 대문 입구엔 비료부대가 쌓여 있고 농기구가 문 안쪽에 걸려 있습니다.

콩밭과, 깨밭과, 마늘밭과 당근밭과 고추밭을 돌보아야 할 농사철입니다.


밭에서는 종달새 무리가 쪼르르 날아들고 한 줄기 바람이 불어오면, 콩잎이 나부끼고 잡풀들이 살랑거립니다. 농부는 그곳에서 땀을 흘리며 일을 합니다.

논밭에 비료를 주고 농약을 주고 풀을 뽑습니다. 


농부는 싸르르, 싸르르 흔들리는 미루나무 그늘 아래서 점심식사를 합니다. 차가운 물에 흰 쌀밥을 말아 입 안 한 입 떠 넣으며 된장 찍은 풋고추를 와작, 베어 물었습니다.

저녁 무렵, 하루 종일 농사일에 매달려온 농부 가족은 온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기와집 대문 안으로 들어섭니다.

대문에는 고조부모 때에도 쌓여 있었던 먼지가 티끌만큼 그대로 남아 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줄곧 사용해왔던 닳고 닳은 낡은 농기구가 걸려 있습니다.


선조들이 하루의 농사일을 마치고 나무대문을 들어서며 털어낸 먼지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털어낸 먼지가, 그곳에, 농부의 대문에 쌓이고, 쌓이고 또 쌓였을 것입니다.

사업자 정보 표시
사랑극장 | 문근표 | 인천광역시 계양구 효성동 25번지 | 사업자 등록번호 : 122-19-56320 | TEL : 032-541-7742 | Mail : mgp44@hanmail.net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Posted by 도서출판 문학과감성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