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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집

삶 사진 2008.09.01 14:39
 

죽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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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족의 손때가 짙게 배인 장지문이 보입니다.

나무마루가 보이고, 흙벽의 수숫대 뼈대가 흉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온가족이 밥상 한가운데에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올려놓고 식사했던 오래된 집입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던 검은 가마솥 아궁이에선 언젠가부터 연탄재가 나왔습니다.


마당에는 겨울 동안 버려진 연탄재가 높이 쌓여 있습니다.

언젠가 미국에서 건어온 도너츠 포장지가 낯설게 버려져 있습니다.


그 가족의 지난 일상의 흔적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이 집은,

지금은 죽어 을씨년스럽습니다.


이 집 주변엔, 이 마을집들을 몰아내고 세워진 고가 아파트가 많습니다.


이곳을 또 재개발한다고 합니다. 건설업자들은 고분양가로 부당 고수익을 올리고 시청은 그들을 도왔습니다. 그래서 이곳의 사람들은 정든 고향에서 모두 쫓겨났습니다.


낡은 슬레이트 지붕과, 캔 깡통과, 깨진 병과, 미국산 도너츠 포장지와 연탄재는 이제, 이 집이 그동안 겪어온 변화의 상흔입니다.


수명이 끊긴 이 집은 그동안의 세월을 고스란히 품어 안은 채, 이물질들을 토해내며 죽음을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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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서출판 문학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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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랜 세월동안 만들어갔던 많이 이야기를 안고
    스러져가는 집이네요..
    의미있는 사진과 글 잘 읽고 갑니다. ^^

  2. 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3. 헉.곧 없어질지 모를 집이네요.흉가라고 해도 될만큼 사람 손때를 탄지 꽤 된....보기 힘든 사진인데 잘 보고갑니다.^^

  4. 필그레이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5. 블랙스톤 2008.09.02 15:19 신고

    요즘 농촌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이죠... 많은 사연을 간직한 흔적들이 우리 주변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것 같아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6. 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7. 마음 아픈 모습이네요
    저 집 주인들은 어디로 떠났을까요?
    아픔이나 없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8.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9. 집만 죽어도 안타까울텐데, 그 속에서 죽어나가는 마음들까지 많은 것 같아 슬픕니다.
    잘 보고 갑니다..

  10.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11. 집이 무섭네요. 귀신 나올 것두 같구요.
    추석이라 마음이 바빠요. 그러면서도 블로깅은 꾸준히 하고 싶고...
    주부의 욕심이죠. 이번 추석 짧지만 가족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12. 네, 혀나님도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블로깅 홧팅!

  13. 가슴 아픈 집, 현실이네요..

  14. 사람이 살고 있을 때는 정겨운 곳이었을 텐데..
    사람이 떠나고 나니 을씨년스럽네요.
    아쉽습니다.

  15. 그래도, 추억만은 이 집에서 살았던 이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겠지요.
    가슴 아린 글과 사진,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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