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극장

'시'에 해당되는 글 254건

  1. 2008.10.06 당신의 모기 방<시>
  2. 2008.10.01 산이란<시>
  3. 2008.09.29 농부의 밭<시>
  4. 2008.09.27 창문만큼<시>

당신의 모기 방<시>

2008.10.06 17:16
 

당신의 모기 방



당신의 방 안은 사계절 내내 따뜻합니다


모기는 나비처럼 당신을 찾아옵니다


그 순간 당신은 꽃이 됩니다


당신의 방 안엔 사계절 내내 모기가 살아 있습니다


모기는 당신의 피를 사계절 내내 빨아먹습니다


그러나 모기 한 마리가 죽을 때마다 당신의 감각은 살아납니다


방 천장과 벽에는 모기의 사체가 박제돼 있습니다


더불어 당신의 피도 박제돼 있습니다


모기와 당신의 호흡이 뒤섞여 방의 심장을 살립니다


방은 당신과 모기의 심장을 살립니다


당신의 방 안에선 사계절 내내 모기가 나옵니다


모기 몸 속에선 사계절 내내 당신이 나옵니다


당신의 몸 속에선 무수한 방들이, 모기의 방들이 나옵니다


어느날 그 모기 사체 속에 당신이 박제돼 있습니다


당신과 모기의 생명수는 기온이다


아주 따뜻한 기온


그 기온은 신神처럼 당신과 모기의 목숨을 좌지우지한다


그 기온은 당신의 그 방, 모기 방 안에서 나오고 당신과 모기의 몸속에서 나온다


그 기온이 오래 전에 지구에서, 태양에서 우주에서 왔는지 


당신과 모기는 정말 모른다


모기의 소리와 당신의 촉각은 방 안에서 파장을 일으킨다


바로 그곳에서 체온이 나온다


그 체온이 기온이 되고 또다시 당신과 모기를 탄생시킨다


체온의 방은 또다시 모기 방을 만들고 당신을 영원히 박제시킨다


신고
사업자 정보 표시
사랑극장 | 문근표 | 인천광역시 계양구 효성동 25번지 | 사업자 등록번호 : 122-19-56320 | TEL : 032-541-7742 | Mail : mgp44@hanmail.net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사랑극장출판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산이란<시>

2008.10.01 19:55

 

산이란


산이란 오르고 내리는 것이 아니요, 가슴속에 넣었다 내놓는 것이라오


산이란 정복하기 위해 오르는 것이 아니요, 보듬고 만끽하려 찾아가는 것이라오


우리의 마음을 전하러 가는 곳이 산이요, 산의 마음을 받으로 찾아가는 곳이 산이라오


우리의 향기를 내주기 위해 오르는 곳이 산이요, 산의 향기를 음미코자 찾아가는 곳이 산이라오


가을바람은 산속에 남은 우리의 흔적을 모으고


가을낙엽은 찬바람에 시릴 우리의 발자국들을 감싸고


그렇게 산이란 어느새 우리의 상처들을 보듬고 새빠알간 피멍이 든다오


어느날,


그 산속에 또 우리가 있다오


그리고 산은 또 우리를 부른다오

신고
사업자 정보 표시
사랑극장 | 문근표 | 인천광역시 계양구 효성동 25번지 | 사업자 등록번호 : 122-19-56320 | TEL : 032-541-7742 | Mail : mgp44@hanmail.net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사랑극장출판사

댓글을 달아 주세요

농부의 밭<시>

2008.09.29 18:28
 

농부의 밭


농부는 하늘에 밭을 일궜다.


농부는 땅에 밭을 일궜다.


농부는 아내의 몸속에 밭을 일궜다.


농부는 자식들의 가슴속에 밭을 일궜다.


땅밭에 구슬땀을 흘리면 하늘밭에 마늘이며 고추며 가지며 배추며 무우가 쑤욱쑤욱 자랐다.


농부는 햇빛에 그을린 아내의 검푸른 얼굴에 웃음꽃을 가꿨다.


망아지처럼 들판을 내달려나가는 아이들 얼굴에 꿈꽃을 가꿨다. 


어느날,


아내는 하늘밭으로 수확하러 떠났다.


아이들은 또 들판으로 달려나갔다.


농부는 그곳 들판에 땅밭과 하늘밭을 모두 보냈다.


그리고,


농부는 자신의 주검 속에

또다시 밭을 일궜다.


신고
사업자 정보 표시
사랑극장 | 문근표 | 인천광역시 계양구 효성동 25번지 | 사업자 등록번호 : 122-19-56320 | TEL : 032-541-7742 | Mail : mgp44@hanmail.net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사랑극장출판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창문만큼<시>

2008.09.27 16:05
 

창문만큼


방 안에 가만 앉아 있으니, 파란 하늘과 흰구름이 창문만큼 지나가고 지나간다


창문 만큼 햇빛이 지나고 창문만큼 그대도 지난다


방 안에 가만 앉아 있으니, 변함없이 파란 하늘과 흰구름이 또 창문만큼 지난다


하늘에서 보낸 햇빛은 창문턱에 잠시 앉아 있다 간다


창문만큼 또 무엇이 지났나


바람이 지났나


흔적이 지났나


창문만큼,


왜 보이지 않았나


창밖에서


하늘의 바람이 지났고


그대의 흔적이 지났나


창밖에 노닐던 그 보이지 않던 바람들이,

어느날 뜬금없이 방 안에 다소곳 앉아 있는 그대의 늙은 얼굴에 스친다


그 늙은 바람들도 저만치 흰구름을 타고 떠난다


신고
사업자 정보 표시
사랑극장 | 문근표 | 인천광역시 계양구 효성동 25번지 | 사업자 등록번호 : 122-19-56320 | TEL : 032-541-7742 | Mail : mgp44@hanmail.net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사랑극장출판사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