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감성

'삶 엣지'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6.07.21 무화과나무
  2. 2016.06.27 서로에게 행복을 전하는 인생
  3. 2016.05.24 푸드에세이 #10
  4. 2016.03.06 푸드 에세이 #8
  5. 2016.01.14 푸드 에세이 #4
  6. 2012.02.02 스마트 시대
  7. 2011.11.25 락스
  8. 2011.11.23 손톱 (2)

무화과나무

삶 엣지 2016.07.21 16:24
무화과나무    
긴 장대 대나무에 걸린 붉은 삼각 깃발이 겨울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아직도 응달진 한겨울 골목길은 빙판길이다. 첫인상이 무속인으로 보이는 허드렛바지를 입은 한 할머니가 서성거리며 길가 화분 옆에 서 있다.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는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지 않았다. 옆으로 누워 뻗은 볼품없는 나무였다. 나는 집을 향해 걷고 있던 골목에서 그 할머니와 정면으로 마주쳤다. 할머니는 그 화분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할머니는 이 화분에 담긴 의미를 무엇인가 알고 있는 듯했다. “난, 이 나무가 필요없네, 자네가 가져가서 잘 기르게나!” 나는 그 순간 머리를 스쳐 가는 것이 있었다. “이 나무가 성경 속에 나오는 바로 그 무화과나무로구나!” 할머니는 왜 하필 이 무화과나무를 나에게 건네주었을까? 성경책 창세기에 아담과 이브가 뱀의 유혹에 빠져 먹지 말라는 선악과를 따서 먹은 후 부끄러움을 느껴 무화과나무 잎으로 앞가림을 했었고, 또 마가복음에 예수님께서 여러 가지 나무 중에서 무화과나무에 저주의 말씀 후 뿌리가 말라 죽은 것을 제자들이 보고 예수님의 엄청난 말씀의 위력을 보았고, 누가복음에서 세리장이요 부자인 키가 작은 삭개오가 여리고 성으로 들어가 지나가는 예수님을 뵙기 위해 돌 무화과나무에 올라가 있는 것을 예수님이 보고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라고 말씀했을 때 삭개오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성경 속에 등장하는 포도나무, 올리브나무 등은 좋은 의미로 표현 된 반면 무화과나무는 저주의 나무로 생각되었으나 삭개오의 무화과나무 사건을 통해서 무화과나무는 예수님의 생명의 나무로 변한 것이 자랑스러웠다.
나는 화분채로 집에 가져와 옆으로 누워 뻗은 무화나무를 크고 새로운 화분에 곧게 심어 햇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 놓았다. 무화과 나무는 추운 겨울을 지나 봄과 여름이 지나가는 동안 키가 무척 크게 자랐으며 가지를 치고 잎이 무성해졌다. 매일매일 쌀뜨물을 버리지 않고 무화과나무에 듬뿍듬뿍 주었다.
어느날 집 근처 재래시장에 간 적이 있었다. 그곳에는 눈에 띄는 꽃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그 가게 앞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작은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앙증맞게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었다. 어찌나 이쁘고 탐스러운지 사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정성스레 키우고 있는 우리집 무화과나무에서는 아직도 열매가 열리지 않았다. 사는 곳이 아파트다보니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해 키만 볼품없이 크고 열매는 맺히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예수님의 무화과나무처럼 우리 사람들도 예수님의 햇빛을 보지 못하면 정신과 몸이 약해져 병들고 죽음에 이르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래서 노후에는 아파트가 아닌 햇빛이 집 전체에 골고루 비쳐드는 단독주택에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는 직장생활 30년 만에 퇴사를 결심하고 퇴직금으로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 밭을 사두었다. 작년에는 그 밭에 몸에 좋다는 아로니아와 꾸지뽕나무 묘목을 심었다. 퇴직 후 몇 년간 쉬면서 구직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새로 구한 직장에 근무하면서 비번 날이면 호미 들고 영종도 밭에 가서 유실수 주위에 무성하게 자란 풀도 뽑으며 정성껏 가꾸었다.
요즘은 밭에서 잘 자라주고 있는 유실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얼굴에 번진다. 언젠가는 기쁨 마음으로 과실을 수확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행복한 노후의 삶을 상상해 보았다.
한편, 아직까지 열매가 없는 이 무화과나무를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울 것이 아니라 내년 봄에는 영종도 밭에 옮겨 심어 무화과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는 것을 보고 싶었다. 나는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왜 사람들은 무화과나무라고 이름 지었을까? 읽는 그대로 無花果, 꽃이 피지 않는 과실이라고 해서 그렇게 이름지어졌으리라 생각된다. 겉으로 보이는 초록색 열매가 무화과 꽃이다. 꽃받침과 꽃자루는 길쭉한 주머니 속에 수많은 작은 꽃들이 들어 있어 단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을 뿐이다. 나는 언젠가 밭에 심은 무화과나무가 더욱 크게 자라 많은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그 날을 상상해본다. 삭개오가 예수님을 보기 위해 무화과나무에 올라간 것처럼 나의 믿음의 나무도 더욱 커져서 주님을 영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어 본다. 또한 무화과 꽃이 겉으로 우리 눈에는 보이진 않으나 초록색 열매 안에 많은 꽃들이 있는 것처럼 성령님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살아있는 주님의 말씀을 믿고 실천하므로 나의 마음속에 성령의 열매가 풍성히 맺어지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무화과나무를 건네준 그 할머니가 천사일지도 모른다. 나도 그 무화과나무에서 자란 곁가지를 필요한 이웃에게 나누어주고 싶다. 그 곁가지 꺾꽂이를 통해 뿌리가 나고 무성한 잎이 자라고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맺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또 그 이야기를 가까운 지인에게 전하고 싶다. 내 생에 주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통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




작가 임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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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종 작가 수필집


서로에게 행복을 전하는 인생


오늘도 저녁노을에 우리 동네 하늘은 붉은 빛으로 물들어간다. 이때에 나는 그 아름다운 노을의 저녁 작별 인사를 듣게 된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그 소중한 노을과 그 하루를 아쉬워하며 나는 하루를 마감하는 고귀한 자연의 목소리들을 섹소폰으로 들려주고 싶다.
우리 가게 창문 너머로 마을 사람들은 하루종일 업무와 소음에 시달려 지치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퇴근길을 재촉한다.
직장 상사에게 들었을 질책의 목소리와 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와 각종 공사 소음, 이해관계에 얽혀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의 모습에 그들의 온몸과 영혼은 기운이 빠져 있다.
그럴 때면 나는 하나님의 목소리를 그들에게 전하고 싶다. 내 가슴을 통해 울려 퍼지는 위로의 음악도 하나님의 목소리이며 아프고 슬픈 이 세상 모든 음악도 하나님의 목소리며 창문 너머에서 신음하듯 들려오는 퇴근길 그들의 지친 숨소리도 어쩌면 하나님의 목소리다.
그렇게 하루는 어둠을 몰고오며 나에게 작별 인사를 건넨다. 저녁노을도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보낸다. 그리고 조용히 내 귓전에 속삭인다. 그 속삭임을 나는 섹소폰으로 표현한다. 그 저녁의 목소리는 물결처럼 우리 동네에 번진다. 그리고 우리 동네 사람들의 발걸음은 섹소폰 소리를 타고 집으로 무사히 귀가한다. 그렇게 믿고 나는 오늘도 저쪽 효성동 산을 힘겹게 넘어가는, 다시는 만나질 못할 오늘 하루의 마지막 노을을 보낸다.
인생을 살아가는 길이 서로 다르지만 우리는 함께 모여사는 동네 사람들이다. 서로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하루를 마감하는 위로의 길을 그들에게 펼쳐주고 싶다. 그래서 나는 그 수고한 퇴근길 위에 섹소폰 음악소리를 풀어놓는다.
그렇게 나는 서로에게 행복의 목소리를 전해주는 하루였으면 한다.




작가 윤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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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에세이 #10

삶 엣지 2016.05.24 16:48



콜라의 맛






푹푹 찌는 무더위 탓일까. 아니면 바쁘게 진행되고 있는 팀 프로젝트 때문일까.
오늘 사무실 안에는 숨소리 하나 없이 '타닥타닥' 두드리는 키보드 소리만 가득하다.

뜨거우면서도 불쾌한 공기. 그 공기와 엉켜 섞인 설명할 수 없는 무언의 압박감.

"에어컨이 고장나서 너무 덥다"는 동료의 볼멘소리에도 대꾸할 힘조차 없는 나는 연신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그 때, 마치 그 신호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누군가가 커다란 상자를 들고 힘겹게 사무실 유리문을 열었다.

"뭐야? 뭔가?" 하는 소리와 함께 사무실 직원들은 저마다 자신의 의자에 뜨거운 엉덩이 자국을 남기며 일제히 일어섰다. 그러고는 커다란 상자를 들고 있는 직원에게 홀린 듯 다가갔다.

커다란 상자 겉포장에서부터 느껴지는 냉기. 그 안에는 콜라가 병째로 들어 있었다. 달콤하고 톡 쏘는 맛이 가득 담긴 콜라를 보니 더위가 싹 가시는 듯했다. 콜라 한 잔의 여유를 선사한 사람은 신입사원이었다.

그 한 잔을 쭉 마시자 프로젝트에 대한 압박감이 일순 사라지고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이 온몸에 번진다. 그 잊지 못할 짜릿한 맛에 잠시나마 캘리포니아 무더위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 사무실에 동료 간의 우정이 더욱 향기롭게 꽃피고 일에 대한 열정이 다시 끓어오르며 컴퓨터 키보드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왔다.

"캬~"



작가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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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에세이 #8

삶 엣지 2016.03.06 22:05
이탈리안 소다

쇼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주말에 친구들과 만나 할애하는 쇼핑시간이 한없이 지루하기만 할 뿐이다.

몇 시간 동안 쇼핑몰을 돌아다니다보면 지루하다 못해 몸서리쳐지는 느낌은 하품 속 눈물 한 방울로 응축되어 발등 위로 ‘톡’하며 쏟아진다.

어릴 적부터 꾸미는 것에 관심이 없어서일까, 여느 동성친구처럼 여성스러운 감탄사를 남발하지 않으며,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는 변덕스러운 지갑을 손에 지니고 있지 않는다.
붉은 펄이 강렬한 레드 매니큐어를 칠하는 것도, 눈이 내리는 날에 잘 어울릴 신상 가죽부츠를 장만하는 것도 모두 나에겐 사치다.

쇼핑을 하며 유일하게 낙을 삼고 있는 것은 넓디넓은 쇼핑센터 내부에 자리한 베이커리, 초콜릿 샵과 캔디스토어를 틈틈이 구경하는 것. 매끈하게 닦여진 통유리 너머로, 정성껏 모양을 낸 달콤한 케이크 위의 알록달록한 장식과, 초콜릿을 덧입힌 딸기와 사과막대를 보고 있으면 두근거리면서도 입 안에 침이 꼴깍 삼켜진다. 그 순간의 욕구만큼은 한정판 세일을 향해 달려가는 친구들의 욕구와 별반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한다.

쇼핑으로 체력을 모두 소진한 후에는 모두가 암묵적인 약속이라도 한 듯, 자연스레 쇼핑센터 앞 아담한 카페의 이탈리안 소다를 마시러 간다. 기다란 유리잔 속, 달콤한 피치시럽이 얼음 밑바닥 속에 곱게 품어져 있는 이탈리안 소다. 탄산수를 졸졸졸 조심히 기울여 따르면 톡톡 튀는 소리와 함께 달콤하면서도 이끌리는 이탈리안 소다의 매력에 고단한 하루가 모두 맡겨진다.

그때서야, 모두가 비로소 지루해하지 않는다. 어느 누구 하나도 뒤에 외로이 남겨지지 않은 채 말이다.



작가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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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에세이 #4

삶 엣지 2016.01.14 16:47
한없이 유치하게 굴고, 남들과 똑같이 비겁했으며, 자기 자신을 겸허히 돌아보지 못하는 그런 칙칙한 시절은 몇 년 전 과거의 한복판에도, 몇 주 전 인생의 기로에도 뚜렷이 칠해져 있다.

때문에 옛날 일들을 곱씹어 보는 것은 매우,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일들을 곱씹어 봄으로써 떠오르는 좋은 추억들도 물론 많겠지만, 나로서는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 대개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그런 부끄러운 기억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따금 무방비하게 과거를 회상함으로써 들이닥치는 후폭풍은 매우 거세다. 한없이 낮아지고 우울해진 기분이 바로 그 예다. 자책과 후회가 얹혀 더욱 단단히 굳어진 그 기분은 마음에 칙칙한 멍을 들게 한다. 그럴 때 기억해야 할 것은 한 가지다.

바로 생크림이 잔뜩 올려진 금빛 데니쉬 한 조각이다.

부엌 한 구석 하얀 선반 위에 풍성히 쌓여져 있는 금빛 데니쉬 중 가장 예쁘고 고른 한 조각을 꺼낸 뒤, 차가운 생크림을 잔뜩 올려놓으면 부드러운 크림과 달콤하고 바삭한 데니쉬 단면의 촉촉한 결이 입 안에서 바삭거리며 몽글몽글하게 피어오른다.

금빛 데니쉬 한 조각으로 만들어내는 특별하고 예쁜 찰나의 순간은 우울한 기억을 송두리째 뿌리 뽑아주진 못한다. 하지만 멍든 마음을 나름 훌륭하게, 그리고 감쪽같이 덮어준다.

인생의 순간순간이 칙칙한 오점으로 칠해져 있다면, 밝게 칠할 의무 또한 자기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데니쉬 한 조각은 나만의 특별한 금빛 물감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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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시대

삶 엣지 2012.02.02 23:16

터치 한 번이면
원하는 게 열리는 시원한 시대야

고개를 눌러 숙이고
나만의 세계를 만져대는 나는

눈을 들어
세상을 제대로 만져본 적 있는가




삶 엣지는... 생활 속 뾰족한 코너를 지날 때마다 겪게되는 소중한 감성을 버리지 않고 담아두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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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스

삶 엣지 2011.11.25 18:10
락스




망설이다 버린 고백

다짐하다 던진 선언
계획하다 미룬 미래
주워담지 못한 망언

어제의 감정 얼룩을
아침은 일없이 하얗게 표백한다.

백지로 시작하는 백치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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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삶 엣지 2011.11.23 17:25
손톱





누구도 할퀴어 본 적 없는

제 몸만 긁적이던 손톱은, 오늘



바악바악 버억버억


가려운 세상을 원 없이 긁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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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클라우드 2011.11.23 17:44 신고

    왠지 모르게..제 손톱을 바라보게 됩니다.^^
    소설인 오늘 하루가 매우 춥네요.
    건강유의 하시길 바랍니다.^^

  2. ^^그러셨어요?
    좋은 소식 전해주는 뉴스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갈수록 추워지는게 올겨울은 심상치 않네요.
    뜨거운 차 한잔 드시는 저녁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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