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감성

무화과나무

삶 엣지 2016.07.21 16:24
무화과나무    
긴 장대 대나무에 걸린 붉은 삼각 깃발이 겨울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아직도 응달진 한겨울 골목길은 빙판길이다. 첫인상이 무속인으로 보이는 허드렛바지를 입은 한 할머니가 서성거리며 길가 화분 옆에 서 있다.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는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지 않았다. 옆으로 누워 뻗은 볼품없는 나무였다. 나는 집을 향해 걷고 있던 골목에서 그 할머니와 정면으로 마주쳤다. 할머니는 그 화분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할머니는 이 화분에 담긴 의미를 무엇인가 알고 있는 듯했다. “난, 이 나무가 필요없네, 자네가 가져가서 잘 기르게나!” 나는 그 순간 머리를 스쳐 가는 것이 있었다. “이 나무가 성경 속에 나오는 바로 그 무화과나무로구나!” 할머니는 왜 하필 이 무화과나무를 나에게 건네주었을까? 성경책 창세기에 아담과 이브가 뱀의 유혹에 빠져 먹지 말라는 선악과를 따서 먹은 후 부끄러움을 느껴 무화과나무 잎으로 앞가림을 했었고, 또 마가복음에 예수님께서 여러 가지 나무 중에서 무화과나무에 저주의 말씀 후 뿌리가 말라 죽은 것을 제자들이 보고 예수님의 엄청난 말씀의 위력을 보았고, 누가복음에서 세리장이요 부자인 키가 작은 삭개오가 여리고 성으로 들어가 지나가는 예수님을 뵙기 위해 돌 무화과나무에 올라가 있는 것을 예수님이 보고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라고 말씀했을 때 삭개오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성경 속에 등장하는 포도나무, 올리브나무 등은 좋은 의미로 표현 된 반면 무화과나무는 저주의 나무로 생각되었으나 삭개오의 무화과나무 사건을 통해서 무화과나무는 예수님의 생명의 나무로 변한 것이 자랑스러웠다.
나는 화분채로 집에 가져와 옆으로 누워 뻗은 무화나무를 크고 새로운 화분에 곧게 심어 햇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 놓았다. 무화과 나무는 추운 겨울을 지나 봄과 여름이 지나가는 동안 키가 무척 크게 자랐으며 가지를 치고 잎이 무성해졌다. 매일매일 쌀뜨물을 버리지 않고 무화과나무에 듬뿍듬뿍 주었다.
어느날 집 근처 재래시장에 간 적이 있었다. 그곳에는 눈에 띄는 꽃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그 가게 앞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작은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앙증맞게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었다. 어찌나 이쁘고 탐스러운지 사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정성스레 키우고 있는 우리집 무화과나무에서는 아직도 열매가 열리지 않았다. 사는 곳이 아파트다보니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해 키만 볼품없이 크고 열매는 맺히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예수님의 무화과나무처럼 우리 사람들도 예수님의 햇빛을 보지 못하면 정신과 몸이 약해져 병들고 죽음에 이르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래서 노후에는 아파트가 아닌 햇빛이 집 전체에 골고루 비쳐드는 단독주택에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는 직장생활 30년 만에 퇴사를 결심하고 퇴직금으로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 밭을 사두었다. 작년에는 그 밭에 몸에 좋다는 아로니아와 꾸지뽕나무 묘목을 심었다. 퇴직 후 몇 년간 쉬면서 구직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새로 구한 직장에 근무하면서 비번 날이면 호미 들고 영종도 밭에 가서 유실수 주위에 무성하게 자란 풀도 뽑으며 정성껏 가꾸었다.
요즘은 밭에서 잘 자라주고 있는 유실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얼굴에 번진다. 언젠가는 기쁨 마음으로 과실을 수확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행복한 노후의 삶을 상상해 보았다.
한편, 아직까지 열매가 없는 이 무화과나무를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울 것이 아니라 내년 봄에는 영종도 밭에 옮겨 심어 무화과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는 것을 보고 싶었다. 나는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왜 사람들은 무화과나무라고 이름 지었을까? 읽는 그대로 無花果, 꽃이 피지 않는 과실이라고 해서 그렇게 이름지어졌으리라 생각된다. 겉으로 보이는 초록색 열매가 무화과 꽃이다. 꽃받침과 꽃자루는 길쭉한 주머니 속에 수많은 작은 꽃들이 들어 있어 단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을 뿐이다. 나는 언젠가 밭에 심은 무화과나무가 더욱 크게 자라 많은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그 날을 상상해본다. 삭개오가 예수님을 보기 위해 무화과나무에 올라간 것처럼 나의 믿음의 나무도 더욱 커져서 주님을 영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어 본다. 또한 무화과 꽃이 겉으로 우리 눈에는 보이진 않으나 초록색 열매 안에 많은 꽃들이 있는 것처럼 성령님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살아있는 주님의 말씀을 믿고 실천하므로 나의 마음속에 성령의 열매가 풍성히 맺어지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무화과나무를 건네준 그 할머니가 천사일지도 모른다. 나도 그 무화과나무에서 자란 곁가지를 필요한 이웃에게 나누어주고 싶다. 그 곁가지 꺾꽂이를 통해 뿌리가 나고 무성한 잎이 자라고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맺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또 그 이야기를 가까운 지인에게 전하고 싶다. 내 생에 주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통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




작가 임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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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서출판 문학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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